본문 바로가기
조선

과거에 급제하면 사흘 동안 거리를 행진했다! "어사화와 삼일천하 유가 행진"

by 자유롭고 싶은 영혼 2026. 8. 26.

1. 온 한양이 들썩였다! 조선판 축하 카퍼레이드의 시작

온 한양이 들썩였다! 조선판 축하 카퍼레이드의 시작
온 한양이 들썩였다! 조선판 축하 카퍼레이드의 시작

여러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 선수들이 오픈카를 타고 거리를 행진하며 시민들의 환호를 받는 멋진 카퍼레이드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런데 수백 년 전 조선 시대에도 온 도성이 떠나가라 풍악을 울리던 화려한 거리 축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수만 명의 경쟁자를 뚫고 국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선비들이 즐기던 조선시대 과거 축제 이야기입니다. 임금님께 직접 과거 급제 어사화를 하사받은 급제자는 나라에서 지원해 준 악대와 광대를 앞세워 거리를 누볐습니다.

사흘 밤낮 동안 온 도성의 영웅이 되어 거리를 행진했던 삼일천하 유가 행진의 환상적인 광경과, 붉은 합격증인 홍패와 어사화에 얽힌 흥미진진한 비화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떠나볼까요?


2. 머리에는 종이꽃, 손에는 붉은 종이! 임금님이 내린 최고의 영예

과거 시험의 최종 관문인 대과에 합격하면, 급제자들은 대궐 뜰에 나아가 임금님을 뵙는 감격스러운 의식인 "은영연"에 참석했습니다. 이때 왕은 합격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특별한 보물을 하사했습니다.

가장 먼저 건네받은 것은 붉은 비단종이에 먹글씨로 합격 사실을 적은 공식 합격증인 "홍패"였습니다. 붉은색은 왕실의 권위와 존귀함을 상징했기에, 홍패를 받아 든 선비는 가문의 기둥이자 나라의 인재로 공식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검은 모자인 사모 양옆에 길게 꽂을 수 있는 종이꽃인 "어사화"를 머리에 얹어주었습니다. 얇은 대나무 살에 알록달록한 한지를 꼬아 만든 어사화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비 날개처럼 찰랑거리며 합격자의 벅찬 기쁨을 온 세상에 알렸습니다.


3. "사흘 동안 온 거리가 나의 무대!" 악대와 광대를 앞세운 유가 행진

"사흘 동안 온 거리가 나의 무대!" 악대와 광대를 앞세운 유가 행진

임금님의 하사품을 챙긴 급제자는 이제 대궐 문을 나와 3일 동안 한양 전역을 돌며 승리를 자축하는 공식 퍼레이드인 "유가"를 시작했습니다.

나라에서는 급제자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징과 북, 나팔을 부는 궁중 악대인 취타대와, 재주를 넘고 우스갯소리를 던지는 광대, 그리고 말을 이끄는 하인들을 아낌없이 딸려 보냈습니다. 행렬 맨 앞에서는 악대가 웅장한 음악을 연주하고 광대들은 공중제비를 돌며 사람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말 위에 늠름하게 올라탄 급제자가 어사화를 흩날리며 지나가면, 길가에 모여든 한양 백성들은 꽃잎과 색종이를 뿌리며 우레와 같은 함성을 질렀습니다. "사흘 동안은 천하가 다 내 세상이다"라는 뜻의 "삼일천하"라는 말이 바로 이 유가 행진의 눈부신 전성기에서 유래했을 만큼 뜨거운 축제였습니다.


4. 스승과 친척을 찾아뵙다! 환호와 눈물이 교차한 감사의 여정

유가 행진은 단순한 자랑거리가 아니라 자신을 키워주고 가르쳐준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예의의 완성이기도 했습니다.

급제자는 행렬을 이끌고 부모님이 계신 집과 가문의 사당을 가장 먼저 찾아가 조상님께 술잔을 올렸습니다. 아들의 급제 소식에 눈물을 흘리는 부모님과 온 동네 친척들은 마당 가득 음식을 차려놓고 구경 온 이웃들에게 잔치 음식을 아낌없이 베풀었습니다.

이어서 자신에게 글을 가르쳐준 스승의 댁과 조정의 선배 고관들을 차례로 방문하여 큰절을 올렸습니다. 이때 선배들은 신입 후배의 긴장을 풀어주고 친목을 다지기 위해 짓궂은 수수께끼를 내거나 유쾌한 장난을 치며 훈훈한 정을 나누었습니다.


5. 땀과 눈물로 쟁취한 가문의 영광과 선조들의 지혜로운 축제 문화

수십 년 동안 등잔불 아래서 뼈를 깎는 고통으로 글공부에 매진했던 선비들에게 3일간의 유가 행진은 모든 고난을 한 번에 날려버리는 최고의 보상이었습니다.

엄격하고 근엄했던 조선 사회였지만, 나라의 기둥이 될 새로운 인재를 맞이할 때만큼은 신분의 벽을 허물고 온 백성이 한마음으로 손뼉을 치며 축하해 주는 열린 축제의 장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젊은 청년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국가에 대한 헌신을 다짐하게 만든 지혜로운 문화였습니다.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마침내 꿈을 이루어낸 옛 선조들의 찬란한 열정, 머리 위의 어사화를 흩날리며 당당하게 거리를 누볐던 젊은 급제자들의 당찬 기개를 오늘날 우리도 마음 깊이 새겨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