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선

한양의 쓰레기와 흙을 모아 인공 산을 만들었다? "청계천 준설토로 쌓은 조산(가산)"

by 자유롭고 싶은 영혼 2026. 9. 1.

1. 쓰레기와 흙으로 만든 거대한 산? 한양 한복판에 솟아오른 기적

쓰레기와 흙으로 만든 거대한 산? 한양 한복판에 솟아오른 기적
쓰레기와 흙으로 만든 거대한 산? 한양 한복판에 솟아오른 기적

여러분, 서울 청계천 근처를 걷다 보면 포장재와 맛있는 먹거리로 유명한 전통 시장을 만나보신 적이 있으시지요? 바로 방산시장 지명 유래 뒤편에는 한양 인공산 조산이라는 기상천외한 역사가 숨겨져 있습니다.

수백 년 전 조선 시대에는 비만 오면 넘치던 내천 바닥을 파내어 청계천 준설토 가산을 쌓아 올리는 대규모 조선 도시 토목 공사가 펼쳐졌습니다. 도시의 골칫거리였던 막대한 양의 흙과 오물을 모아 진짜 산처럼 거대한 둔덕을 빚어낸 것입니다.

쓰레기 더미에서 향기로운 꽃동산으로 변신했던 조선판 친환경 도시 재생 프로젝트의 생생한 현장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떠나볼까요?


2. 비만 오면 물바다! 한양을 집어삼킨 청계천의 홍수 위기

조선의 수도 한양은 주변 산에서 흘러내려 온 물길이 도성 한가운데인 개천(청계천)을 지나 동쪽으로 빠져나가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도시 인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을 짓고 땔감을 구하느라 산의 나무들이 베어지자, 비가 내릴 때마다 엄청난 양의 모래와 토사가 개천으로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여기에 도성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와 오물까지 뒤엉키면서 개천 바닥이 점점 높아져 평지와 높이가 같아질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여름철 장마가 시작되면 물길이 막혀 물이 넘쳐흘렀고, 다리가 부서지며 백성들의 초가집이 물에 잠기는 끔찍한 물난리가 해마다 되풀이되었습니다. 개천 바닥을 완전히 긁어내지 않고서는 도성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였습니다.


3. "파낸 흙과 쓰레기를 한곳에 쌓아라!" 거대한 인공 산 '조산'의 탄생

"파낸 흙과 쓰레기를 한곳에 쌓아라!" 거대한 인공 산 '조산'의 탄생
"파낸 흙과 쓰레기를 한곳에 쌓아라!" 거대한 인공 산 '조산'의 탄생

마침내 영조 임금은 국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청계천 바닥을 깊게 파내는 거대한 준천 공사를 결단했습니다. 수십만 명의 백성과 품꾼들이 동원되어 개천 바닥의 모래와 흙, 묵은 쓰레기를 파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바닥을 긁어내자 산더미 같은 준설토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엄청난 양의 흙과 쓰레기를 성 밖으로 멀리 나르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또 다른 난제였습니다.

이에 조선의 기술자들은 기막힌 묘안을 냈습니다. 동대문 안쪽의 넓은 빈터에 파낸 흙과 쓰레기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 거대한 인공 산을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인공적으로 만든 산"이라는 뜻에서 사람들은 이 거대한 언덕을 "조산" 또는 "가산"이라 불렀습니다. 풍수지리상 지형이 낮고 허약했던 한양의 동쪽 기운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거두었습니다.


4. 쓰레기 산이 향기로운 꽃동산으로? 방산시장 이름의 아름다운 비밀

처음에는 흙과 오물이 뒤섞여 먼지가 날리고 냄새가 나던 인공 산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거대한 흙산 위에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며 자연스럽게 풀씨가 날아앉았고, 버려진 흙 속의 유기물이 거름이 되어 파릇파릇한 풀과 버드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났습니다. 나라에서는 흙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복숭아나무와 꽃나무를 수없이 심어 가꾸었습니다.

봄이 오면 온 언덕에 울긋불긋 꽃이 만발하고 달콤한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한양 도성 전체로 은은하게 퍼져나갔습니다. 사람들은 이 아름다운 언덕을 "꽃다운 향기가 가득한 산"이라는 뜻으로 "방산"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이것이 오늘날 서울 "방산시장"이라는 지명의 진짜 유래가 되었습니다.


5. 자연과 환경을 지혜로 융합한 조상들의 도시 재생 철학

오늘날 전 세계 도시들은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와 준설 토사를 처리하지 못해 심각한 환경 오염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백 년 전 덤프트럭이나 중장비 하나 없던 시절에도, 준설토를 버리는 대신 거대한 인공 산을 쌓아 풍수를 보완하고 향기로운 숲으로 가꾸어낸 선조들의 지혜는 큰 감탄을 자아냅니다. 골칫거리 폐기물을 아름다운 자연 녹지로 탈바꿈시킨 위대한 환경 공학이었습니다.

활기 넘치는 시장 골목을 지나갈 때마다, 도시의 오염을 딛고 피어난 향기로운 꽃산 방산의 역사와 옛 조상들의 친환경적인 지혜를 오늘날 우리도 가슴 깊이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요?